이전에 운영했던 블로그에서 2019년 10월에 올렸던 글을 여기로 옮겨서 수정해서 다시 올립니다.
글의 내용에 설득력을 더하기 위해 짧게 제 소개를 해보겠습니다.
지금은 밴드를 쉰 지 좀 오래됐지만, 한때 나름 음악에 큰 꿈을 품고 대학에서 음악을 전공하고, 10대 때부터 꾸준히 밴드 활동을 하면서 나름 앨범도 몇 장 발매했었고, 제가 사는 지역의 여러 음악학원에서 몇 년 동안 기타를 가르치기도 했던 사람입니다.
그럼, 본론으로 들어가겠습니다.
처음부터 운명처럼 어떤 악기에 끌려서 그 악기를 시작하게 되는 사람들도 많이 있지만, 막연하게 '악기를 하나 배워보고 싶다', '밴드를 해보고 싶다'라는 생각만 가지고 있는 분들도 있습니다.
그런 분들을 위해 어떤 악기를 배우면 좋을지 그 특징을 비교하고, 본인에게 맞는 악기를 추천해 드리기 위해, 처음에 악기를 선택하는 데 있어서 조금은 도움을 줄 수 있을까 싶어서 글을 써봅니다.
밴드 내에 색소폰이나 트럼펫 같은 관악기 멤버도 있을 수도 있고, 드럼 이외의 다른 타악기의 멤버도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일단 여기서는 밴드에 일반적으로 흔히 있는 종류의 악기인
- 일렉트릭 기타 (흔히 짧게 줄여서 '일렉기타')
- 베이스 기타 (흔히 짧게 줄여서 '베이스')
- 키보드 (건반・피아노)
- 드럼
이렇게 네 가지의 악기만 다뤄보겠습니다.
일렉트릭 기타 Electric Guitar
일렉트릭 기타Electric Guitar, 흔히 짧게 줄여 '일렉기타'라고 합니다.
일렉기타를 배워서 밴드를 하게 됐을 경우의 장단점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장점
- 보컬 다음으로 가장 주목을 받는 경우가 많다.
- 다른 악기들에 비해서 솔로 연주를 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그래서 눈에 띈다)
- 집에서 혼자 연습하기가 수월하다.
- '이펙터'라는 중간에 음색을 변화시키는 장비를 사용해야 하는데 그 이펙터를 사용하는 것도 꽤 재미있다.
- 일렉기타를 연주할 줄 알면 통기타(어쿠스틱 기타)도 자연스럽게 연주가 가능해진다.
- 이성에게 고백할 때 연주하면서 노래하기 좋은 악기다.
단점
- 이펙터라는 장비를 하나둘 모으다 보면 무게가 엄청 나간다.
- 합주나 공연 때마다 그 장비들을 다 가지고 이동하기가 너무 힘들다.
- 무게만 무거운 게 아니라 그런 이펙터들을 하나둘 모으다 보면 100만 원은 우습게 깨지고 몇백만 원의 지출이 생기기도 한다.
- 기타를 치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기타리스트가 흔하다. 그래서 기타를 구인하는 밴드가 많지 않다.
- 깨끗하고 맑은 소리를 내기까지 시간과 연습이 꽤 필요하다.
그런데 요즘은 멀티이펙터를 꽤 괜찮게 만드는 회사들이 많아서, 좋은 멀티이펙터를 하나 사면, 이펙터들을 따로 하나씩 사모을 필요가 없긴 합니다.
하지만 초보자들에게는 멀티이펙터의 사용법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이런 걸 잘 아는 지인이나 선생님이 꼭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일렉트릭 베이스 기타 Electric Bass Guitar
일렉트릭 베이스 기타Electric Bass Guitar는 흔히 짧게 줄여 그냥 '베이스'라고 부릅니다.
풀로 '일렉트릭 베이스 기타'라고 말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초보자는 이어폰이나 좋은 스피커를 쓰지 않으면 소리를 듣기 힘든 낮은 음역대의 악기입니다.
위의 동영상을 재생할 때에는 꼭 이어폰이나 좋은 스피커에 연결해서 들어주세요.
그럼 베이스의 장단점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장점
- 일렉기타보다 크고 길고 멋져서, 그냥 메고 서있기만 해도 멋있다.
- 지금 다루는 4개의 밴드악기 중에서 연주하는 사람이 가장 적다. 그래서 공연이 가능할 정도의 실력이 된다면 베이스 멤버를 구하고 있는 수많은 밴드 중에 골라서 들어갈 수 있다.
- 안 그래도 연주자가 많지 않은 베이스인데, 열심히 해서 잘 치기까지 한다면 정말 유니크한 인간이 된다.
- 일렉기타와 마찬가지로 집에서 혼자 연습하기 수월한 악기다.
- 일렉기타에 비해서 이펙터라는 장비를 많이 필요로 하지는 않는다. (연주자 성향에 따라 다르지만)
단점
- 음악에 관심이 없는 일반인들에게는 베이스가 어떤 소리를 내주는 악기인지 잘 모를 수가 있다. (그래서 주목받지 못할 수도 있다)
- 줄을 한번 갈 때 드는 비용이 일렉기타에 비해서 비싸다. (베이스 줄 한 세트에 대충 2만 원 이상)
- 일렉기타만큼은 아니지만, 합주나 공연 때 꽤 무거운 장비를 들고 다녀야 한다. (이펙터를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면 일렉기타보다는 가벼울 것이고, 이펙터를 많이 사용한다면 일렉기타보다 더 고생한다)
- 일렉기타와 마찬가지로 깨끗하고 맑은 소리를 내기까지 시간과 연습이 필요하다.
베이스는 일반적으로 줄이 4개입니다. (기타는 6개)
그리고 줄이 5개인 5현 베이스도 있습니다. (기타도 7현 기타가 있습니다)
기타는 7현 기타를 연주하는 경우가 그렇게 흔하지는 않지만 베이스는 5현 베이스를 쓰는 사람이 적지 않습니다.
하지만 초보자가 처음부터 5현 베이스를 구입했다가는 후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생각보다 5번 줄을 치는 일이 많이 없을 수도 있고, 또 줄의 가격도 4현 베이스의 줄보다 당연히 비쌉니다.
베이스에 관심이 있는데 초보자라면 무조건 4현부터 시작하는 걸 추천합니다.
5현 베이스는 '4현 베이스에 익숙해지면 꼭 사야 하는 베이스가 아니라, 어쩌면 평생 칠 일이 없는 베이스'일 수도 있습니다.
키보드 Keyboard 혹은 신시사이저 Synthesizer
키보드Keyboard라고도 부르고 신시사이저Synthesizer를 짧게 줄여 신디라고도 부릅니다. (신디사이저라고 부르는 경우도 많지만, 일단 정확한 표기는 신시사이저가 맞습니다)
피아노라고 할 수도 있고, 건반이라고도 부르는.. 참 부르는 이름도 많은 파트입니다.
장점
- 말이 필요 없다. 피아노는 악기의 왕이다.
- 다른 악기로 소리낼 수 있는 모든 음역대를 혼자서 다 연주할 수 있다.
- 열 손가락을 이용해 다양한 화음을 낼 수도 있고, 코드와 멜로디 연주를 동시에 하기도 아주 수월하며, 혼자 오케스트라 같은 웅장한 사운드를 내며 연주 가능한 악기다.
- 다른 악기들은 밴드 멤버들과 함께 하지 않으면 혼자서 음악처럼 들리는 곡을 연주하기 힘들지만, 피아노는 혼자서 연주할 수 있는 연주곡들이 아주 많이 있다.
- 피아노 학원이 여기저기 널렸다. 그 안에서 좋은 선생님 찾는 눈을 길러야겠지만, 보통 본인이 어떤 거 배우고 싶은지 설명만 잘하면 잘 가르쳐줄 선생님들이 동네 피아노 학원에도 여기저기 널려있다.
- 일렉기타와 마찬가지로 집에서 혼자 연습하기 수월하다.
- 기타와 마찬가지로 이성에게 본인의 매력을 어필할 수 있는 악기다.
단점
- 건반 파트를 구하는 밴드가 그렇게 많지 않다. (재즈처럼 피아노가 필수인 장르도 있지만, 재즈는 초보자가 연주할 장르는 아니니 패스)
- 기타와 마찬가지로 배운 사람들이 많아서 어디서 뭔가 하려고 할 때 경쟁이 심하다.
- 본인의 악기를 가지고 다니기가 상당히 힘들다. 합주실이나 공연장에 본인의 악기를 가져가야 한다면 차가 반드시 필요할 것 같다.
드럼 Drums
밴드의 중심이 되는 리듬악기, 드럼입니다.
마지막으로 밴드에서 드럼을 연주할 경우의 장점과 단점을 알아보겠습니다.
장점
- 본인이 밴드의 중심이라는 자부심을 가져도 좋다. 본인이 잘하면 밴드도 기본이 탄탄할 테고, 본인이 못하면 그 밴드도 흔들린다.
- 합주실이나 공연장을 갈 때, 보통 그곳에 드럼세트가 있기 때문에 스틱만 가지고 다녀도 된다. 그래서 몸이 가볍다. (하지만 사운드에 욕심이 생겨서 스네어나 페달, 심벌 등을 개인의 것을 사용하기 시작하면 마찬가지로 짐이 점점 많아진다)
- 다른 악기들은 불협화음이 나지 않게 코드, 화성 등에 신경을 쓰며 연주를 해야 하지만 리듬악기인 드럼은 그런 건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그렇다고 연주하기 쉽다는 뜻은 절대 아니다)
- 베이스 다음으로 구인하기 힘든 악기다. 역시 실력을 키우면 여기저기서 모시는 유니크한 인간이 될 수 있다.
단점
- 집에서 연습이 불가능하다. 집에 드럼 세트를 놔둬도 될 정도로 넓은 공간과 완벽한 방음시설이 갖춰져있지 않다면 말이다. (전자드럼이라면 집에서도 OK)
- 보통 무대의 가장 뒤에서 혼자만 앉아서 연주를 하므로 비주얼이 뛰어나거나 실력이 뛰어나지 않다면 주목받기 어렵다.
이상, '밴드 악기, 뭘 배울까?'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았습니다.
저는 기타를 치기 때문에, 다른 악기를 연주할 시의 장단점에 대해서 놓치고 지나간 부분들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혹시 베이스나 건반, 드럼을 연주하는 분께서 이 글을 보신다면, 다른 장점이나 단점이 있다면 댓글로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악기 연주는 두뇌에 어떻게 도움이 되는가 (feat. 애니타 콜린스)
악기 연주는 단순히 음악을 연주하는 것뿐만 아니라 두뇌 운동도 되는 최고의 취미 중 하나입니다.
이 글을 읽는 모든 악기 입문자들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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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Comments
저는 어쿠스틱 기타 하나 사놓고 그냥 장식용으로만 쓰고있는데...
답글삭제개인적으로 저음의 베이스 소리 좋아해요.
저음을 좋아해서인지 아니면 또 홍대병 때문에 좋아하는건진 모르겠지만 ㅋㅋㅋ
저도 프로는 아니지만 예전에 합주부했었거든요.
그래서 합주의 재미와 감동을 조금이나마 알고있어요.
진짜 그 화음 한 가운데에서 소리와 함께 공명하는 그 느낌이란 ㅋㅋㅋ
미스티님 앨범도 한번 들어 봐야겠네요.
오, 밴드부도 하셨고, 구글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고군분투하고 계신 것도..
삭제공통점이 많군요!
합주할 때의 그 감동적인 느낌을 글로 표현하신 것을 보니, 저도 그때의 그 기분이 느껴지는 것 같네요.
베이스 좋죠.
밴드 악기들에 대해서 처음부터 다 이해한 상태에서 어떤 악기를 할지 골랐었다면, 베이스를 했을 것 같다는 생각, 저도 많이 했었습니다.
정말 매력 있죠. ㅎㅎ
제 기타 소리가 들어간 앨범은 들을 수 없는 게 절반 이상입니다.
두 장은 공연장에 온 관객들에게만 오프라인으로 판매했던 앨범들이고,
싱글 한 곡은 한 때 음원사이트에 있었지만, 지금은 계약 만료로 내려갔고.
또 하나는 남의 앨범 기타 녹음 도와준 게 있는데.. 지금도 있는지 모르겠네요.
일단 부끄러우니 비밀로..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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