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혼자 살 집을 구해서 이사를 갔다. (feat. 궁합이 맞지 않았던 룸메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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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도 했던 말이지만, 이전에 운영했던 티스토리 블로그에서 2019년 11월 말부터 연재했던 글들을 여기로 옮기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글도 수정하면서 이전에는 쓰지 않았던 내용들을 조금씩 추가하고 있는데요.

이번 포스트에는 많은 내용들이 더 추가될 것 같습니다.


이전 블로그에서는 그냥 이사를 갔다는 말과 함께 집을 소개하는 글만 썼는데, 이번 포스트에서는 이사를 가게 된 이유를 함께 쓸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럼,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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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숙사 기간이 한참 남았는데 이사를 가게 됐다


연재 중인 이 글들 중에 첫 포스트인 '돈 없이 일본으로 유학을 다녀온 이야기'에서 설명했었는데, 유학원에 이미 납부한 초기 비용이 있다.

거기에 '유학원에서 제공하는 집의 3달치 월세'가 포함되어 있다.

그러니 나는 3달 동안은 그 집에서 살고, 괜찮다면 계속 연장을 하거나, 혼자 살고 싶다면 3달이 지날 즈음에 다른 집을 구하면 된다.

그런데 나는 한 달 정도만 살다가 다른 집을 구해버렸다.


물론 이미 지불한 나머지 월세는 돌려받지 못한다.

집에서 지원을 해주는 유학생활도 아니고, 앞으로 혼자 벌어서 스스로의 힘으로 헤쳐나가야 하는데, 손해를 감수하고서라도 혼자 살아야만 했던 이유가 있었다.

유학원에서 지정해 준 룸메이트와 너무 궁합이 맞지 않았던 것이다.





궁합이 너무 맞지 않았던 룸메이트


룸메이트는 나보다 2~3살 정도 많은 형이었다.

일본어를 잘하는 것도 아니어서 나와 똑같은 A 클래스로 시작했다.

(같은 일본어 학교를 다녔지만, 반은 달랐다.)


아참, 이전 포스트에서 잠깐 등장했던 룸메이트가 이 형이다.

이상한 교회 사람에게 나의 연락처를 알려줬던..




1. 룸메이트 때문에 우리 집에 침대가 없었다.


그런데 아무런 의심 없이 이상한 사람에게 내 연락처를 가르쳐준 이 형이 사실은 의심이 굉장히 많은 형이었다.

나를 의심한 건 아니고, 유학원 사람들을 의심했는데..

뭐.. 좋은 태도일 수도 있다고는 생각하지만, 좀 쓸데없이 멍청한 의심을 해서 오히려 손해를 보는 타입이었다.


그 당시의 우리 집에는 침대가 없었다.

왜냐하면 룸메이트 형이 침대가 필요 없다고 넣어주지 말라고 했기 때문이다.


지금 생각해 보면 유학원도 참 이상하다.

왜 같은 방에서 살아야 하는 내 의견은 물어보지 않고 한쪽 의견만 듣고 침대를 넣어주지 않았던 건지..


그 형에게 나중에 이유를 들어보니, '그것도 우리한테 돈 내라고 할까 봐' 그랬단다.

전혀 그런 건 없다.

유학원에서 제공하는 집의 책상이나 의자, 침대 등의 모든 가구는 유학원에서 그냥 제공해준다.

같은 유학원을 통해서 온 다른 친구들의 집을 4곳 이상 가봤는데, 침대가 없는 집은 우리 집뿐이었다.


심지어 처음에는 이불도 없었다.

그것도 그 형이 필요 없다고 넣어주지 말라고 했던 걸까?

그것까진 기억나지 않는다.


그 의심 많은 형은 출국도 따로 했다.

아마 유학원에서 비행기 티켓도 비싸게 속여서 남겨먹을 거라고 생각했을 거다.

그래서 일본에 처음 도착해서 잤던 첫날밤에는 방에 나 혼자 뿐이었는데, 이 룸메 형 때문에 침대도 이불도 없는 휑한 집에서, 아무것도 없는 딱딱하고 차가운 나무바닥에 누워서 잤다.

한겨울이었으니까, 진짜 너무 추웠다.

당연히 제대로 못 잤다.


첫 포스트인 '돈 없이 일본으로 유학을 다녀온 이야기'의 마지막에, 새벽 같은 아침에 일어나서 창 밖을 찍은 사진을 올렸었다.

그건 사실 너무 딱딱한 바닥에서 아무것도 덮지 못한 채로 자느라 춥고 불편해서 잠을 설쳐서 그렇게 일찍 일어났던 것이었다.





2. 자꾸 내 물건을 쓰는 룸메이트


아직 스마트폰이 세상에 나오기 전이었던 그 당시에는 컴퓨터는 필수품이었다.

그런데 그 형은 컴퓨터(노트북)를 가져오지 않았다.

그래서 나에게 '같이 쓰면 안 되겠냐'라고 부탁을 하는데, 그러라고 했다.


그런데 확실히 불편했다.

그 형이 꼭 나와 함께 있을 때에만 내 컴퓨터를 쓰는 게 아니라 내가 없을 때에도 내 컴퓨터를 쓰곤 했다.

내 컴퓨터 안에는 나의 개인정보가 담긴 파일들도 있는데, 아무래도 좀 신경 쓰였다.

컴퓨터는 같이 쓰는 게 아니라는 것을 그때 느꼈다.


그런데 이 형이 남의 컴퓨터를 쓰면, 기본 에티켓은 지켜야 할 텐데.. 그런 개념도 없는 사람이었다.

어느 날은 컴퓨터를 켜니, 바탕화면에 아프리카TV(현재는 숲SOOP)의 아이콘이 있었다.

난 그때까지 아프리카TV를 말로만 들어봤지 한 번도 본 적도 없었다.

흔히 '여캠'이라고 불리는 방송 보면서 별풍선(돈)을 쏘는 그런 방송 아닌가?

그런데 그 아프리카TV가 컴퓨터에 설치된 것이었다.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는데, 그 당시의 아프리카TV는 설치형이라서 컴퓨터에 프로그램을 설치해야 했었다.)


남의 컴퓨터를 빌려 쓰는 거면, 아르바이트 자리를 알아본다던지 뭐 그런 정말 필요한 일에만 쓰고, 웹서핑 정도의 가벼운 것만 해야 하는 것 아닌가?

내 컴퓨터에 나에게 물어보지도 않고 그런 프로그램을 설치해 놓을지는 몰랐다.




난 화장실 세면대에 나의 클렌징폼을 놔뒀다.

그런데 그 형은 딱히 그런 걸 놔두지는 않아서 '그냥 비누로 씻나 보다' 생각했다.

그런데 이상하게 클렌징폼이 너무 빨리 닳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닳는 속도가 너무 비정상적이었다.

아무래도 룸메 형도 쓰는 것 같았는데, 나도 적당한 양만 쓰는데 그 형은 자기꺼 아니라고 너무 많은 양을 과하게 쓰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혹시 내 클렌징폼 쓰는 거냐고 물어보지는 못했지만, 확실하게 '이 형이 내 클렌징폼을 쓰는구나'라고 느꼈던 일이 생겼다.

어느 날 클렌징폼을 쓰려고 하니 물이 섞여서 거의 그냥 액체와 같은 형태로 나오는 것이었다.


'아니, 왜 물을 섞지?' 순간 확 짜증이 났다.

나와 룸메형만 살고 있는 이 집에서 클렌징폼에 물을 섞을 사람은 100% 그 형뿐이었다.





3. 그 외 사소한 행동들


그 형이 침대를 거부해서 우리는 바닥에 요를 깔아놓고 살았다.

원래는 2층 침대가 들어오고, 2개의 책상과 의자가 들어와야 정상인데, 바닥에 깔아놓은 2개의 요가 좁은 원룸을 다 차지하고 있었다.

그래서 집에서 일본어 공부를 하거나 숙제를 할 때에 엎드려 누워서 해야 했다.


다들 알겠지만, 그런 자세로 오래 있기는 힘들다.

팔꿈치도 아프고, 허리도 아프고, 목도 아프다.


어쨌든 이 형이 독단적으로 결정해서 이런 불편을 감수하고 살고 있는데, 어느 날 아침에 학교 갈 준비를 할 때였다.

이 형이 머리를 감고 드라이어로 머리를 말리는데, 내가 자는 요 위에서 머리를 탈탈 털면서 머리를 말리는 것이었다.

머리카락 엄청 떨어질 텐데.. 왜 굳이 내 자리 위에서..? 🙄




점점 모든 것이 다 불편해졌다.

이렇게 배려가 없는 사람이었으니, 당시에 여러 가지 다른 문제로도 불편하게 했었을 텐데, 일단 기억나는 건 위에 써놓은 것들 정도뿐이다.


당장 따로 살고 싶었다.

내가 당시에 그렇게 과묵한 편이 아니었는데, 사람이 잘 안 맞으니 자연스럽게 과묵한 사람이 됐다.

그 형과는 필요한 대화 이외에는 대화를 거의 하지 않았었다.





일본에서 이사를 가다 (feat. シエスタ松が丘)


위에서 미리 언급했듯이 유학원에서 제공한 집에는 한 달 정도만 살다가 다른 집을 구해버렸다.

일본어도 못했지만, 한인부동산이 있었다.. 🙄


솔직히 이 이른 이사로 인해 약 100만 원 정도의 손해가 있었다.

다시 그때로 돌아갈 수 있다면 아무리 룸메와 맞지 않아도 참고 3달을 채울 거다.

돈은 소중하니까.


한편으로는 스트레스 없이 혼자서 잘 살았기 때문에 일본어 공부도 잘할 수 있었고, 덕분에 반에서 1등도 할 수 있었고, 아르바이트도 빨리 구할 수 있었던 거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뭐 정답은 없는 것 같다.




♬ 김대홍 - Synopsis (1998) (작곡 김대홍)




이제부터는 BGM으로 가져온 위의 곡을 재생하고 보시길.. 😊

(심은하 누나가 너무 예쁘다..)




내가 도쿄에서 살았던 집, 시에스타 마츠가오카의 전경

이 보라색 건물이 내가 살았던 아파트다.

이름은 시에스타 마츠가오카シエスタ松が丘

도쿄를 벗어나는 마지막 순간까지 혼자 살았던 곳이다.


아파트라고 소개를 했지만, 원룸이다.

1층에 4개의 방, 2층에 4개의 방이 있는 원룸이다.

우리나라의 아파트 같은 고층 아파트를 일본에서는 맨션이라고 하고, 우리나라의 원룸 같은 주거공간을 일본에서는 아파트라고 한다.

그래서 아파트라고 소개한 것이다.





이곳의 월세는 아직도 기억이 난다.

한 달에 57,000엔이었다.

나중에 2013년에는 오사카에서도 살게 되는데, 그 때의 월세도 정확히 기억이 나지는 않는데 이상하게 여기는 월세가 정확하게 기억이 난다.

너무 비싸기 때문이었을까? 🙄


당시의 환율은 엔화가 너무 비싼 최악의 상황이었기 때문에 우리나라 돈으로 치면 월세만 거의 70~80만 원 하던 상황이었다.

내가 아르바이트를 시작한 후부터는 일본에서 번 돈으로 생활했기 때문에 상관이 없었지만, 정착하기 전까지 초기에는 시티은행 계좌에 넣어둔 한국돈을 엔화로 출금해서 썼다.

그때 출금할 때마다 너무 출혈이 컸다.. 😭 (100엔이 최고 1600원까지 올랐던 때도 있었다)


한 달 고정 지출이 월세로 끝이 아니다.

전기세, 수도세, 가스, 인터넷 요금, 핸드폰 요금 등등..

정말 돈 들어갈 곳이 너무 많았다.


두 달 정도 남은 유학원에서 제공한 집을 놔두고 미리 집을 구해버린 것이 이곳 도쿄 생활 중에 거의 유일한 사치가 아니었나 싶다.

이후부터 완전 허리띠 졸라매고 살았다.

직접 손으로 작성하는 가계부까지 쓰면서 말이다.




어쨌든 계속해서 집을 소개해보겠다.




도쿄에서의 저의 집을 소개합니다


내가 살았던 방의 평면도

내가 살던 방의 평면도다.

아래의 사진들과 비교해 보면서 무엇을 어떻게 배치했는지 상상해 보시길 😌





중고거래로 가져온 세탁기 중고거래로 가져온 냉장고와 전자레인지

이 집은 사람 한 명이 살기엔 충분하지만, 두 명이서는 같이 살기 힘든 아주 작은 원룸이었다.

극강의 미니멀라이프를 실천 중인 사람이 아니라면 절대로 넓게 살 수가 없는 집이었다.


문고리에 우산을 걸어둔 현관 바로 옆으로 중고로 산 세탁기가 놓여있고, (사진에는 안 보이지만) 그 바로 옆이 싱크대였다.


현관에는 조립식 신발장이 있고, 그 바로 앞으로 전신 거울과 냉장고, 전자레인지가 있다.

신발장 빼고는 역시 다 중고로 샀다. 😊




사진 속에 재활용 쓰레기 같은 것들이 많이 보이는데, 일본은 정해진 요일에 쓰레기를 내놓아야 한다.

지역마다 다른지만 예를 들면,


  • 월요일, 목요일은 불로 태울 쓰레기.. 재활용도 안 되는 진짜 쓰레기를 버리는 날
  • 화요일은 플라스틱, 플라스틱으로 재활용 가능하다고 적혀있는 모든 재활용 쓰레기를 내놓는 날
  • 수요일은 재활용 종이
  • 금요일은 금속


이런 식으로 꼭 정해진 요일에 그 쓰레기를 내놓아야 한다.


수요일 아침에 종이를 수거하는데 그걸 미리 월요일부터 버려놓는다거나 하면 절대 안 된다.

그게 일본에서의 룰이고 지켜야 할 매너다.

그래서 집 안은 항상 쓰레기가 함께 했다. 😇


만약 이걸 어기면 마을 사람들이 어느 집에서 그랬는지 귀신같이 알아내서 주의를 준다.

내가 살고 있었던 시에스타 마츠가오카의 경우는 이걸 어기면 강제로 퇴실시킬 거라고 쓰여있었다.





이케아에서 산 로프트 베드 로프트 베드 아래의 오디오와 노트북

이때(2009년)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이케아IKEA라는 브랜드가 들어오지 않았을 때지만, 일본에는 큰 이케아 매장이 있었다.

거기서 이 로프트 베드를 샀다. (우리나라에서는 벙커침대라고 하나?)


다음에도 언젠가 다시 사고 싶은, 공간 활용을 마법처럼 해주는 침대였다.

천장이 너무 가까워서 위로 올라간 후에는 기어 다녀야 했지만..




사진 속에 오디오가 보이는데, 오디오는 놀랍게도 한국에서 가져왔다.

삼성 거다.

그리고 귀국할 때도 또 한국으로 가져왔다.


너무 많은 짐들을 한국에서 가져왔었고, 귀국할 때도 대부분 다시 한국으로 가지고 들어왔다.

다음에 또 외국에 나간다면 이런 정신 나간 짓은 하지 않을 거다.




로프트 베드에 매달아 놓은 달력

로프트 베드는 이렇게 다양한 활용이 가능했다.

달력을 이런 식으로 매달아 놓기도 하고,





로프트 베드에 꽂아 놓은 부채들

부채 꽂이가 되기도 하고,




로프트 베드에 매달아 놓은 기타 앰프

기타 앰프도 이렇게 매달아 놓았다.


그런데 일본은 방음이 너무 안 된다.

그래서 이 앰프의 전원을 켜본 적이 거의 없었던 것 같다.





로프트 베드에 매달아 놓은 양말걸이 로프트 베드에 매달아 놓은 수건

이렇게 양말과 수건을 걸어두기도 했다.

정말 마법 같은 침대였다.




방에 묶어놓은 노끈을 빨랫줄로 사용하는 모습

그리고 침대와 찬장 사이에 노끈을 묶어서 빨래를 말리는 용도로 사용했다.




행거에 걸어놓은 옷들

침대의 사다리 바로 앞쪽에는 이렇게 행거가 있었다.




당시에는 신축건물이었어서 화장실 내부도 깨끗했었지만 딱히 화장실 내부를 찍을 생각을 한 적은 없어서 사진은 없다.

이상, 2009년부터 살았던 도쿄에서의 나의 집 소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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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Comments

  1. 와... 머리를 다른 사람 이불 위에서 터는 거는 진짜ㅡㅡ 열받네요.
    컴퓨터 같이 쓰는 것도ㅠ 넘 싫어요... 저는 하물며 친동생이 써도 싫던데.......

    미스티님말씀대로 일찍 그 방을 탈출해서.. 좋은 성적 거두신 거 같음ㅋㅋㅋ 그 방에 있으면 스트레스로 공부 절대 못훼...

    짐을 한국에 왔다갔다 ㅋㅋㅋㅋㅋ
    다음에 또 외국 나간다면 이런 정신 나간 짓은 하지 않을거다 < 빵터졌어요 ㅎㅎ

    다른건 진짜 작다는 느낌 없는데... 신발장 진짜 좁네용
    근데 저는 이거보다 더 작은 고시원에서도 1년 가량 살아본 적이 있어서...;; ㅎㅎ 나도 그때 고시원 사진 찍어둘걸 ㅜㅜㅋ
    저는 고시원에서 다른 사람이랑 전자레인지 같이 쓰는 것도 싫어서...
    혼자 양은냄비에 뜨거운 물 받아서 햇반을 돌로 눌러서 데워먹었어요... (고시원 전자레인지 내부가 더러운것도 한 몫했음) 물론 지금은 편의점에서 전자레인지 잘만 쓰는데; 20살 때는 왜 그랬는지...ㅋ

    암튼 이 포스팅은 전에 읽었던 게 생각날 정도로 생생한데 내용 추가가 많이 되어서 그런지 더 잼나네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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